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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행복의 새로운 Q 공식

행복이란 무엇일까? 잠깐 동안 순진한 아기가 방긋방긋 웃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나는 행복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처럼 순간순간 짧게 느끼는 아주 깨끗한 감정 상태라고 본다. 조금 더 나아가 극도의 행복감 또는 희열의 감정은 ‘유포리아(euphoria)’ 상태이며, 인간은 때때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쾌락의 절정’을 보다 오랫동안 지연시키고자 과욕(!)을 부리기도 한다. 문제는 행복을 소유할 수 없기에, 삶의 과정 내내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고자 끊임없이 생각하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추구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러 조사나 인터뷰들에 따르면 (극도의) 행복이란 그다지 대단한 데에 있지 않다. 행복에는 딱히 우열이 없고 물질적 소유가 절대적으로 좌우하지도 않으며, 마법적인 신비스러움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인간사에 기분 나쁜 일들과 불행은 다반사로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이란, 한마디로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아침에 단잠을 자고 깨면 기분이 무척 상쾌하다. 점심에 아주 달달한 딸기쉐이크를 한잔 마셨더니 더위가 싹 가셨다. 저녁에 아주 희극적인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보고 맘껏 웃어 제꼈다. 이 모든 것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사소한 것이며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주위의 사물들과 사건들, 사람들을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서 보자. 우리에게 가깝고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어느덧 우리의 손이 닿는 곳에서 크고 작은 유포리아적 순간들을 발견하게 된다. 즉 행복의 비법은 일상생활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는 데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하고 살면 그만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지적이며 논리적이다. 그래서 행복을 좀 더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항상 뭔가를 더 요구하고 원한다.     이에 미국의 긍정 심리학의 아버지인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이 제시한 행복의 공식이 도움이 된다. 그의 행복 공식은 ‘H=S+C+V’로서, 행복(Happiness)은 선천적 특성(Set range), 후천적 환경(Circumstances of your life), 자율성(Voluntary control)의 총합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행복의 변수 중에서 우리 힘으로, 의지로 바꿀 수 있는 자율성에 더 큰 무게, 즉 ‘가중치’를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전반적인 삶과 인생 경로에 있어서, “스스로의 규율과 통제” 즉 ‘자율성’이 천차만별의 변화와 혁신적 발달과 발전을 가져오며, 결국 선천적 특성도 후천적 환경도 경우와 상황에 따라 자유의지를 발휘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당연히 자율성과 용기, 끈기, 배짱은 행복의 종류와 정도에서도 그 차이가 크고 작게 또는 다양하게 가지를 치며 벌어지게 만든다.     더 나아가서 내가 제안하는 새로운 행복의 Q 공식이 있다. 행복은 세 가지 자질(quality)의 합인 것이다. 즉, ‘H=Q1+Q2+Q3’로서, 이때 자질 Q는 상황과 기분에 따라 충분히 가변수요, 임의적이다! 우울하고 실망스럽고 괴로울 때면, 자기 자신만의 세 가지 자질, 특징을 생각해보거나 노트에 적어보자.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나는 잘 웃고, 잘 먹고, 매사에 긍정적이야!” 혹은 “나는 라면을 아주 잘 끓이고, 화분을 잘 가꾸며, 친구가 많아!”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이렇게 우리 자신에게 낙관적으로 ‘향기로운 정서’를 끊임없이 불어넣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세상은 때때로 또는 언제라도 험하고 매우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아주 쉽게 빨리 절망의 나락에 빠지게 된다. 유명한 긍정 심리학자인 탈 벤 샤하르(Tal Ben-Shahar)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에게 실의와 낙담을 허락하지 마라. 대신 무엇을 해야 더 기분이 좋아질지 자문해야 한다.”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마다 자신에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이렇게 되새김질하자. “오늘도 행복하게 신나게 아름답게 멋지게, 그리고 웃으며 살자!”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행복 공식 행복 공식 위스콘신대 교육학 교수 교육학

2024-07-09

[손원임의 마주보기] 질문은 딱 세 가지만!

내가 자주 가는 빵가게에는 항상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는 아주 친절한 아가씨가 있다. 그런데 어느 화창한 날 아침, 몇몇의 사람들이 계산대 주변에 모여 서서는, “아이구, 그거 참, 안됐네요!”라고 말하면서 매우 안타까운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어느 정도 기다리다 내가 주문할 차례가 되어, 나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의 10살짜리 조카가, 그의 전신을 지독히 고통스럽게 괴롭힌 암으로 간밤에 죽었다고 말했다. 그 어린 나이에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희귀한 병으로 고생하다가, 결국 저 세상으로 간 것이다.     이처럼 아직도 가혹한 병마와 싸우다가 안타깝게 죽어가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또 과학과 의학, 기술의 혁신적인 발달과 발전으로 수없이 많은 이들의 생명을 기적적으로 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에는 훌륭하고 헌신적인 의사들의 역할 또한 매우 크다.     의사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인물이 있으니, 그가 바로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다. 그는 특히 의사의 역할과 자세, 직업 윤리와 도덕을 다룬 ‘히포크라테스 선서(Hippocratic Oath)’로 유명하다. 이 선서의 요지 중 몇 가지를 들자면, 환자의 건강과 생명 우선, 인류에의 봉사, 양심과 위엄 있는 자세, 인도에 어긋나지 않는 의학적 지식과 기술의 사용이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마음과 의지가 담겨 있는 선서이며, 아직도 많은 의학협회와 의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고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이 선서는 인간관계의 핵심인 ‘인간 존중 사상’을 담고 있기에,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모든 학문과 직종에 다 해당된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학교나 병원, 기업들이 ‘아동중심’, ‘학생중심’, ‘환자중심’, ‘고객중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광고와 고객 유치, 유지에 열심히 앞장서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제는 가정에서도 ‘아이중심주의 육아’가 아주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리고 부모에게는 그렇게 곱디고운 자녀의 성장이 매우 자랑스럽고 감격스럽다!     내게도 그날이 왔다. 드디어 내 딸이 2024년 6월 7일 금요일에 의대 레지던트 과정을 졸업하고 이제 9월부터 정신의학자(psychiatrist)로서 뉴욕의 코넬 대학교 병원에서 정신질환자들을 돕게 되었다. 그날 딸의 졸업식 저녁 만찬에서, 내 뱃속으로 난 딸이 다 자라서, 당당히 홀로선 의사로서 졸업 학위 명패를 받는 것을 바라보는 내 가슴이 얼마나 벅찼는지, 그 순간의 심정과 감동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제 딸에게 앞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날 연이어서 여러 상들을 휩쓸어 버린 데서 그치지 말기를 간절히 부탁한다. 자신이 부모와 스승과 세상으로부터 받은 선물과 재능을 더욱 더 승화시켜서, 다시 이 사회에 기여하고 많은 환자들을 잘 돌보아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뿐이다!     언젠가 딸이 십대였을 때 감기로 너무 많이 아파서 급히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답답한 마음에 몇 가지 질문들을 적어갔었다. 그런데 의사가 사전에 내 질문 목록을 보았는지, 내게 다짜고짜 선 자세로 냉담하게 이렇게 말했었다. “딱 세 가지 질문만 하세요!” 그 순간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잠깐 동안 할 말을 잊었었다. 이후 딸의 진료가 끝나고 나서, 의사에 대한 상당히 “실망스러운” 감정을 안고 병원을 나왔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텔레비전을 포함한 여러 대중매체들은 환자에게 무엇이든지 궁금하면, 의사에게 충분히 질문하고 상담하고 나서 약 복용, 수술 등에 대해서 결정할 것을 신신당부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막상 병원에 가면, 전문가인 의사의 눈치를 보기에 바쁘고, 질문도 제대로 못하기 일쑤이다. 나는 십분 이해한다. 많은 환자를 감당해야 하는 의사들이 시간에 쫓기며 무척 바쁘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듯이, 더 많이 교육받고, 알고, 재능을 부여 받은 자가 조금 더 친절한 자세로 ‘경청’하고 ‘관용’을 베풀고자 노력한다면, 이 사회와 세상은 분명히 더 아름답게, 화창하게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히포크라테스 선서 위스콘신대 교육학 교수 교육학

2024-06-25

[손원임의 마주보기] 행복한 하루의 의미와 요건

행복한 하루의 의미와 요건   우리가 매일매일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이 듣고 또 주로 하는 인사말 중에는 “건강하세요!” 혹은 “행복하세요!”가 당연히 으뜸을 차지한다. 이는 누구나가 건강하고 싶고 또 즐겁게,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인간 모두의 아주 자연스럽고도 처절한 바람과 마음, 그런 생각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일상 속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행복의 요건들로 과연 무엇들을 우선 꼽을 수 있을까?   언젠가 차 안에서 무심코 듣게 되었던 라디오 방송 내용을 소개하자면, 그것은 바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의 순위’에 관한 설문조사 내용이었다. 이제는 뭘 들어도 돌아보면 바로 잊어버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는데도, 이 행복 순위 목록만큼은 아직까지도 이상하리만큼 기억이 잘 난다! 아마도 이 주제가 매우 흥미롭기도 한데다 나 또한 행복하게 살고 싶은 심정에서 일 거다.     미국 사람들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10가지 요인 중 첫째는 바로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양질의 포근한 수면이었다. 둘째는 당연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였다. 그리고 셋째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때였다. 이어서 넷째는 속이 아플 정도로 혹은 오줌을 찔끔 쌀 정도로 아주 대차게 너무나 크게 웃어 젖히는 경우라고 한다. 때론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그저 얼빠진 바보처럼 흔쾌히 웃고 나면, 우울함이 줄어들고 기분까지도 왠지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다섯째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이 사이에 낀 팝콘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나서 느끼는 개운함이라고 답했다. 물론 그 10위 안에는 낯선 사람에게 칭찬을 들었을 때도 들어 있었다. 나 역시 이 목록에 100% 동의한다.     이 목록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인간이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참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요인들이 얼마나 사소하면서도, 기본적인 생리와 본인 스스로의 감정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지가 매우 돋보인다. 또한 칭찬의 중요성이다. 빈말이라도 좋은 말, 즉 ‘칭찬’은 해서도, 들어서도 좋은 것이다. 나도 며칠 전에 어떤 아가씨의 손톱(예술)이 너무 예뻐서 칭찬해주었다. 그 아가씨는 ‘싱글벙글’ 너무 좋아했고 나에게 샘플도 듬뿍(!) 챙겨 주었다. 나도 역시 칭찬을 낯선 사람들에게 들어서 기분이 좋을 때가 참 많다. 얼마 전에는 한 신사분이 내 글씨체가 “너무 아름답다!”고 말해주어서 온종일 무척 유쾌했고, 또 한 카페에서는 한 여성분이 내 운동화가 “너무 예쁘다!”며 “어디에서 샀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런 칭찬과 뜻밖의 관심들은 항상 나를 매우 ‘흐뭇하게’ 해준다. 이제는 유튜브 상에서 주로 짧은 요약본 위주로 영화를 접하는 게 일상이 되었지만, 오래간만에 아주 감동적이면서 뇌리에 깊게 남는 영화인, 2023년 작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Society of the Snow)을 시청했다. 이 영화는 우루과이 비행기가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재난 이후, 인간의 처절한 생존의 모습을 2시간 24분 동안 아주 감명 깊게 잘 묘사하고 전달한다. 또한 인간 생존에 대한 ‘3개의 룰(rule)’에 관한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물론 환경과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인간은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는 3일, 그리고 음식 없이는 3주” 정도를 견딜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에게 매일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으며,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고, 달콤하고 맛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크게 감사한 일인지를 또다시 ‘생생하게’ 깨닫게 해준다.     아침에 잘 자고 일어나서 맛있게 먹고 입을 벌려 깨끗한 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밝고 크게 ‘한 번 두 번’ 웃어보고 또 그날 그날 자신의 기분에 맞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해보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과 타인에게 아무리 ‘빈 칭찬’이라도 해주도록 노력하자. 약간의 거짓이면 어떤가? 서로서로 상대방의 얼굴에 “웃음 진 미소”를 띄워보자. 우리 뇌는 너무나 다행히도 아주 잘 속는다! 게다가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매우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행복 의미 행복 순위 위스콘신대 교육학 교수 교육학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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